연예인의 팬이 된다는 것은 감정적 유대와 지지를 전제로 한다. 그러나 팬심은 감정이어야지, 진실을 왜곡하고 정의를 무력화하는 도구가 되어선 안 된다.
가수 김호중의 음주운전 및 조직적 은폐 사건 이후 일부 팬들의 태도는 단순한 지지를 넘어서, 사회적 상식과 정의에 맞서는 수준에 이르렀다. 그리고 그 결과는 팬덤 전체의 신뢰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김호중은 단순 음주운전이 아니라, 사고 후 도주, 매니저에게 허위 자수를 지시하고, 소속사 대표 및 본부장이 사고 은폐에 조직적으로 가담한 복합적인 형사 범죄의 중심에 있었다.
법원은 실형을 선고했고, 해당 행위는 명백히 ‘잘못’이었다는 국가의 판단이 내려졌다. 그런데도 일부 팬들은 이 사건을 “실수”로 축소하고, 피해자나 비판자에게 **“너무 가혹하다”, “악의적 공격”**이라는 식의 2차 가해성 주장을 펼쳤다.
문제는 단순한 감정적 실드가 아니라, 사실 왜곡과 허위 유포다. 팬 커뮤니티 일부는 “음주운전이 확정되지 않았다”, “매니저가 자발적으로 나선 것이다” 등으로 판결의 취지를 무시하거나 축소했으며, 언론 보도를 허위라 주장하며 기자를 공격하거나 기사 삭제 요구를 집단적으로 펼치기도 했다.
이는 표현의 자유가 아니라, 진실 은폐 시도이며 사법 판단을 부정하는 여론 조작에 가깝다.
또한 복귀 여론을 인위적으로 부풀리며, ‘재능이 아깝다’는 감성 논리로 사건의 본질을 흐리고 있다. 실력은 책임을 덮는 면죄부가 아니다. 대중문화는 재능과 인격이 동시에 요구되는 영역이며, 특히 사회적 영향력이 큰 스타의 복귀는 도덕적 기준과 대중의 신뢰를 전제로 해야 한다.
김호중 팬들이 자성 없이 무비판적 지지로 일관한다면, 결국 가장 큰 손해는 김호중 본인에게 돌아갈 것이다. 사회적 신뢰가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억지 복귀를 시도하거나 기념사업 등을 추진한다면, 반감은 더 커지고, 갈등은 더욱 극심해질 것이다.
연예인의 이미지와 영향력은 팬덤의 충성만으로 유지되지 않는다. 사회적 합의와 도덕적 책임감 위에서만 진정한 재도약이 가능하다.
팬덤은 연예인을 지지할 권리가 있다. 그러나 그 지지는 ‘사실’을 외면하거나 ‘정의’를 부정하는 데 사용되어서는 안 된다. 팬심이 정의를 가릴 수 없고, 진실 위에 서지 않은 복귀는 오래가지 못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감싸기보다 자성과 침묵이며, 나중에 진정한 회복을 위해 준비하는 시간이다.
“사랑한다면 더 엄격해야 한다.” 이 말은 팬덤에도 적용된다. 공인의 잘못에 눈 감지 않고, 진심 어린 반성과 회복을 기다리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팬의 자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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