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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기고

국민의힘, 패배는 필연이었다 – 토사구팽과 충성경쟁의 말로

김천시민일보 기자 입력 2025.06.03 21:58 수정 2025.06.03 22:09

21대 대선의 패배는 국민의힘에게 갑작스러운 일도, 예상 밖의 사고도 아니었다. 이미 오래전부터 국민들은 이 정당의 파행적인 행태에 대해 경고해왔고, 이번 대선은 그 경고가 현실로 나타난 순간이었다.

 

문제의 시작은 바로 ‘토사구팽’이었다. 20대 대선에서 승리하자마자 국민의힘이 가장 먼저 한 일은, 승리의 주역이었던 2030세대와 그들의 상징이던 이준석을 쳐내는 일이었다. 당내에 변화를 불러왔고 젊은 세대의 표심을 움직인 인물이었지만, 구세대 정치 문법과 기득권의 논리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그는 제거 대상이 되었다.

 

당 지도부는 이른바 '윤핵관' 중심으로 재편되었고, 당내 민주주의는 실종됐다. 건강한 내부 비판은 배신으로 매도되고, 대통령과의 거리 유지가 아닌 맹목적 충성만이 생존의 기준이 되었다. 국민의힘은 민심보다 윤심(尹心)을 따랐고, 윤심은 결국 국민과 점점 멀어졌다.

 

그 사이 계파 싸움은 격화되었다. 국정 운영을 뒷받침해야 할 집권여당은 책임 정치는커녕 자리싸움과 계보 챙기기에 몰두했다. 물밑에선 다음 대권주자 경쟁이 벌어졌고, 정치가 아닌 정치공학이 당을 장악했다. 대선이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아 국민은 벌써 피로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 결과는 명백하다. 국회는 야당에 장악당했고, 국민의힘은 입법 저지 능력을 잃은 채 무기력해졌다. 그러나 그들의 대응은 협치가 아닌, 계엄령이라는 반민주적 발상이었다. 이는 국민의 기본권을 위협하는 위험천만한 시도였고, 대선 패배라는 자충수를 부르게 된 결정적인 원인이었다.

 

이 모든 과정에서 국민은 "저 당이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국민의 삶을 위한 정당이 아니라, 권력 유지와 내부 기득권을 위한 정치 집단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렇기에 이번 선거는 국민의힘이 아니라, 국민이 주도한 심판이었다.

 

정당은 국민 위에 군림하는 조직이 아니다. 국민의 위임 아래 운영되는 하나의 수단에 불과하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집권 이후 자신들이 국가 그 자체인 것처럼 행동했고, 그 결과는 민심의 철퇴였다.

 

이제 국민의힘에 묻는다. 과연 누구를 위한 정당이었는가?

  당신들은 진정 국민의 대표였는가, 아니면 권력만을 좇는 권력의 하수인이었는가?

이번 대선 패배는 단순한 정치적 실패가 아니다.


그것은 한 정당이 국민과 얼마나 멀어질 수 있는지를 보여준, 살아있는 정치적 교훈이다.
국민은 어리석지 않다. 잊지도, 참지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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