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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기고

[기고] “건강보다 SRF?” 시민을 등진 ‘이율배반’의 리더십

김천시민일보 기자 입력 2025.04.09 17:21 수정 2025.04.09 20:03

-일부시민, SRF를 반대하는 단체의 위원장이 어떻게 SRF가 괜찮다고 입장을 바꿀수 있냐며 성토.
-김천에너지서비스는 시민의 건강을 위해 당장 석탄과 SRF 소각을 중단하고 천연가스로 바꿔야 한다.

“건강보다 SRF?” 시민을 등진 ‘이율배반’의 리더십

 

김천 시민들이 오랜 시간 목소리를 높여온 것은 단 하나, 우리 아이들과 가족의 건강을 지켜달라는 절박한 외침이었다. 김천 SRF 소각시설 반대 범시민연대는 그런 시민들의 뜻을 대변하는 마지막 방패막이었다. 그러나 최근, 범시민연대의 최 모 위원장이 보여준 행보는 그동안 함께해온 시민들의 신뢰를 무너뜨리고 있다.

 

최 위원장은 김천에너지서비스의 연료를 석탄에서 **SRF(고형폐기물연료)**로 일부 전환하는 안에 대해 SNS를 통해 적극적인 찬성 입장을 보였다. 특히 SRF의 친환경성을 강조하며, 연료 변경이 바람직하다는 식의 주장을 시민들에게 설득하듯 확산시켰다. 이는 그동안 SRF 소각장 건설을 반대하며 시민과 함께 싸워온 그의 위치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행보이다.

SRF, 과연 ‘친환경’인가?

SRF는 일상 생활쓰레기나 하수 슬러지, 산업 폐기물 등을 건조·가공해 만든 연료다. 일견 석탄보다 온실가스를 적게 배출하는 듯 보일 수 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배출량 숫자”만을 기준으로 한 단편적 시선이다. 실제로 SRF에는 중금속, 다이옥신, 미세먼지, 휘발성유기화합물(VOCs) 등 주민 건강에 직결되는 유해물질이 포함될 수 있다. 특히 하수 슬러지 SRF는 중금속 함량이 높고 연소 후 잔재물 관리가 매우 까다롭다.

정부와 기업이 말하는 “기준치 이하”라는 표현은 그 자체로 안전을 보장하지 않는다. 24시간, 365일, 바람을 타고 스며드는 유해가스와 미세먼지를 흡입하게 될 우리 아이들, 노인들, 만성질환자들의 건강은 ‘기준치’라는 평균의 숫자로 설명할 수 없다.

“시민을 속이는 것, 가장 위험한 오염이다”

최 위원장은 김천 SRF 반대 범시민연대의 집행위원장으로 활동해왔다. 그런 인물이 이제 와서 ‘SRF는 괜찮다’는 식의 발언을 반복하며 여론을 호도하는 모습은, 단순한 개인 의견 표현의 문제가 아니다. 시민의 이름으로 활동하던 이가, 시민의 뜻을 거스르며 기업의 논리를 대변하는 행위는 정치적 배신이자 환경 정의에 대한 모독이다.

SNS를 통한 여론 유도, ‘석탄보다 낫다’는 모호한 비교는 과학적 근거보다 감성에 호소하는 방식으로, 문제의 본질을 흐리고 있다. 이런 방식은 오히려 주민 간 갈등을 조장하고, 장기적으로 김천시 전체의 환경 정책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우리는 무엇을 지켜야 하는가

지금 김천 시민들이 원하는 것은 단순한 연료 변경이 아니다. 가장 안전하고, 가장 투명하고, 가장 신뢰할 수 있는 환경 정책이다. SRF는 아직도 국민적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고, 많은 지방정부가 주민 반발로 인해 도입을 철회하고 있다. 김천시민도 예외가 아니다.

이제 우리는 묻고 싶다.
“도대체 누구를 위한 연료 변경인가?”
“무엇을 위해 시민의 건강을 도박판에 올리는가?”

환경은 타협의 대상이 아니다. 더구나, 시민을 대신해 싸워야 할 인물이 그 타협을 주도하고 있다면, 그 책임은 더 무겁다. 최 위원장은 지금이라도 시민 앞에 명확한 입장을 밝히고, 그간의 행보에 대해 책임 있는 설명을 내놓아야 한다.

 

시민의 건강은 거래 대상이 될 수 없다. 우리가 지켜야 할 것은 기업의 이익이 아닌, 우리 아이들의 숨 쉴 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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