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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기고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으로 본 이재명 대통령의 통치 스타일

김천시민일보 기자 입력 2025.07.04 11:26 수정 2025.07.04 11:31

마키아벨리는 『군주론』에서 “사자는 힘으로, 여우는 교묘함으로 자신의 지위를 지켜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도덕이나 이상보다 현실을 중시하며, 국가의 안정과 권력 유지를 위해서라면 때로는 비도덕적인 수단도 허용된다고 본다. 이러한 마키아벨리의 정치 철학은 500여 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유효한 통치 지침으로 읽힌다.

그렇다면 우리는 현재 대한민국 대통령인 이재명 대통령의 정치 스타일을 『군주론』의 시각에서 어떻게 평가할 수 있을까?

 

이재명 대통령은 분명 마키아벨리의 여우형 군주의 면모를 지니고 있다. 대선 과정에서의 위기 대응, 야당과의 갈등, 수사 리스크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정면돌파하는 모습은 일종의 ‘사자의 용기’를 드러내는 장면이었다. 또한, 민생 현장을 부지런히 찾고 청년·서민층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국민과의 접점을 넓히려는 노력은 ‘여우의 교묘함’에 가깝다.

 

정책적으로도 그는 기본소득, 공공의료 강화 등 비교적 진보적인 개혁 과제를 제시하며 국가의 장기적 안정과 평등을 도모하고자 한다. 마키아벨리 식으로 말하자면, 이는 군주의 '비르투(virtù)'를 보여주는 측면일 수 있다. 즉, 운(포르투나)에 기대지 않고 자신의 의지와 능력으로 세상을 바꾸려는 시도다.

 

하지만 마키아벨리의 기준에서 본다면 이재명 대통령의 리더십은 여전히 ‘균형의 부족’이라는 약점을 지닌다. 그는 사랑받는 지도자가 되려는 의지가 강하지만, 마키아벨리는 “사랑받기보다는 두려움을 주는 것이 더 안전하다”고 말한다. 강한 개혁 의지를 피력하지만, 국민에게 고통을 감내하도록 요구하거나 불가피한 결정을 밀어붙이는 강단은 다소 부족한 모습이다.

 

정적과의 싸움에서도 마찬가지다. 마키아벨리는 권력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려면 적을 분명히 구분하고 제거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이재명 대통령은 야당과의 대립을 오히려 장기적 리스크로 안고 가는 경향이 있다. 국방과 외교 등 안보 전략에서도 확실한 메시지나 주도적 비전은 부족하다는 평가도 있다.

 

요약하자면, 이재명 대통령은 마키아벨리가 말한 '여우의 능력'은 상당히 갖춘 지도자다. 그러나 ‘사자의 용맹함’, 특히 두려움을 통해 질서를 잡고 강력하게 개혁을 밀어붙이는 능력에서는 미흡함을 보인다. 결국, 마키아벨리식 완성된 군주가 되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더 강단 있고 냉철한 통치 전략이 필요하다.

 

국민의 사랑을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국가를 지키는 군주에게 필요한 것은 때로 냉혹한 결단력과 권력의 통제력이다. 지금 이재명 대통령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마키아벨리의 말처럼, 여우의 교묘함 위에 사자의 힘을 더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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