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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기고

“그 아이는 왜 고양이를 죽였을까”

김천시민일보 기자 입력 2025.07.21 13:59 수정 2025.07.21 14:10

얼마 전, 구미의 한 동네에서 이상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밤마다 길고양이 울음소리가 들리더니, 며칠 후엔 동네 어귀에서 고양이 몇 마리가 죽은 채 발견된 겁니다. 

 

주민들 사이에서 불안과 의심이 퍼졌고, 결국 누군가가 용기를 내어 심야에 잠복을 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그날 밤, 충격적인 장면이 목격됐습니다.

20대 초반의 청년 한 명이 조용히 먹이를 들고 나타났습니다. 

 

고양이가 다가오자, 그는 기다렸다는 듯이 고양이를 잡아 거칠게 내던졌고, 그 작은 생명은 몸을 가누지 못한 채 쓰러졌습니다.

 

이 이야기를 들은 대부분의 사람들은 “정말 미친 사람 아니야?” 혹은 “왜 저런 짓을 하지?”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단지 그를 비난하는 데서 멈추면 안 됩니다.

이건 경고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외면하면 안 될 아주 위험한 신호입니다.

 

동물을 일부러 괴롭히고 죽이는 행동은 충동적인 장난이 아닙니다.

 

이건 ‘쾌락적 살생’, 다시 말해 약한 존재를 괴롭히며 지배감을 느끼는 가학적인 심리의 표출입니다. 

 

단순한 혐오나 분노를 넘어서, 다른 생명체의 고통에서 즐거움을 느끼는 성향이 드러난 것입니다.

 

이런 사람들은 타인의 감정을 느끼지 못합니다. 미안함도, 죄책감도 없습니다. 

 

오히려 “뭐 어때. 고양이 하나 죽은 게 그렇게 대수야?”라며 반응할지도 모릅니다.

 

우리가 더 걱정해야 하는 건 이 다음입니다. 고양이를 죽이는 손은, 언젠가 사람을 향할 수 있습니다.

 

미국의 연쇄살인범들 중 다수가 어린 시절 동물 학대를 경험했습니다. 

 

FBI에서는 동물 학대가 살인, 방화, 성폭력 같은 강력 범죄의 ‘전조 증상’으로 작용한다고 경고합니다. 

 

실제로 많은 나라에서는 동물 학대를 ‘범죄 위험군’의 조기 징후로 보고 특별관리 대상에 포함하기도 합니다.

 

이 아이가 처음부터 사람을 해치지 않은 건 단지 고양이가 더 약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쾌락의 자극이 더 필요해지고, 상대는 더 강해져야만 만족할 수 있게 됩니다. 

 

그렇게 점점 더 위험한 존재가 되어가는 겁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결코 무관심해서는 안 됩니다.

이 아이는 지금 멈추게 해야 합니다. 

 

아직 늦지 않았을 때, 우리는 이 아이를 경찰에 신고하고, 상담과 치료가 병행될 수 있도록 조치해야 합니다.

그 아이를 잡는 것이 아니라, 그 아이가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붙잡아 주는 것입니다.

 

길고양이를 지키는 일은 단순히 동물을 위한 일이 아닙니다.

그건 우리 사회가 더 안전하고 건강하게 유지되기 위한 첫 번째 방어선입니다.

고양이의 죽음에 무감각해지면, 사람의 고통에도 무감각해집니다.

 

언젠가 그 손이 사람을 향하기 전에, 우리는 지금 이 순간, 그 손을 꼭 잡아주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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