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칼럼·기고

시민 한 사람당 77,000원… 시민구단, 과연 이 돈의 쓰임새는 정당한가?

김천시민일보 기자 입력 2025.07.26 18:42 수정 2025.07.26 18:44

김천시가 시민구단 창단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시민구단 운영에는 연간 수십억 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대략적으로 100억 원. 이 돈을 김천시 전체 인구 약 13만 명으로 나누면 시민 1인당 약 77,000원의 세금이 구단 운영에 사용되는 셈이다.


문제는 이 77,000원이 정말 시민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가에 있다. 지금 우리는 **“그 돈으로 무엇을 할 수 있나”**를 냉정히 따져볼 시점이다.


■ 시민구단이 가져올 ‘혜택’은 누구의 것인가


시민구단이 존재하면 지역 홍보, 스포츠 복지, 지역 연고 의식 제고 등 긍정적 효과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과연 그 효과가 13만 명 전체에게 균등하게 돌아가는가?


경기장을 찾는 사람은 일부고, 축구에 관심 없는 시민들에게는 무형의 만족조차 없다. 연간 수십 억 원이 극소수의 열혈 팬과 관계자들을 위한 ‘전시 행정’으로 쓰인다면, 이는 ‘전체 시민의 공공복리’와는 거리가 먼 일이다.


■ 100억이면 시민에게 줄 수 있는 것들


100억 원은 결코 작은 금액이 아니다. 예를 들어 이런 가정을 해보자:


김천시 모든 초·중·고 학생들에게 매년 10만 원의 교육지원금을 줄 수 있다.


지역 내 경로당 200여 곳에 냉·난방비와 식자재비를 추가 지원할 수 있다.


모든 시민에게 연 1회 공공문화시설 무료이용 바우처를 지급할 수 있다.


반려동물 보호소, 유기동물 구조, 청년 창업, 소상공인 지원 등 실질적인 생활복지 사업에 확대 적용할 수 있다.


이러한 정책들은 시민 누구도 소외되지 않고 체감할 수 있는 공공서비스이다. 77,000원이 어디에 쓰이느냐에 따라 시민의 삶의 질은 분명히 달라진다.


■ 감성보다 계산이 필요할 때


축구를 사랑하는 감성은 존중받아야 한다. 하지만 정책은 감성이 아니라 논리와 형평성 위에 서야 한다.

김천시가 시민구단을 만들겠다는 판단은 감정적 상징성과 보여주기 행정에 기댄 결정이 되어서는 안 된다.


시민들은 이제 더 이상 "좋아 보인다", "멋지다"는 구호에 만족하지 않는다.

“나에게, 우리 가족에게, 이 지역 전체에 어떤 실질적 도움이 되는가”라는 냉정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 결론: 77,000원의 가치, 시민이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


김천시가 100억 원을 시민구단에 쓰려 한다면, 그것이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어떤 가치로 돌아오는지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만약 설명할 수 없다면, 그 돈은 축구장이 아니라, 시민의 삶 한가운데로 가야 한다.


결국 77,000원의 사용처는 시민의 삶에 직접 연결된 곳에 쓰일 때 가장 타당하다. 이 돈은 김천의 아이들, 어르신, 자영업자, 청년들에게 나눠질 수 있는 소중한 자원이다.

김천시는 이제 묻고 답해야 한다. “당신의 77,000원, 어디에 쓰이길 원하십니까?”

 




저작권자 김천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