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은 뜨겁고, 세상은 눈부시게 펼쳐져 있다.
“나만은 다를 거야.”
“이대로 가면 인생 한 방이야.”
그 나이엔 그런 생각이 당연하다.
청춘의 특권은 무모함이라고, 도전이라고, 다들 말한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게 있다.
세상은 영화가 아니다.
여기엔 엔딩 크레딧도 없고, 다시 찍는 NG도 없다.
현실은 그대들을 위해 구성된 각본이 아니며, 무모한 패기는 언제든 먹잇감이 되기 십상이다.
“비트코인으로 2천 벌었어요!”
후배 하나가 그렇게 말했다.
눈빛은 반짝였고, 말투엔 확신이 가득했다.
두 달 후, 그는 3천만 원 빚더미 위에 앉아 있었다.
부모 몰래 대출을 받고, 친구들과의 연락도 끊긴 채.
“요즘은 다 창업해요!”
졸업도 전에 회사를 차린 후배도 있었다.
화려한 프레젠테이션, 멋진 포부, 근거 없는 자신감.
하지만 고객도, 시장도, 돈의 흐름도 몰랐던 그 도전은 6개월 만에 사라졌고, 남은 건 대출과 자존감의 바닥이었다.
20대는 흔히 말한다.
“어른들은 왜 익숙한 것만 찾을까?”
익숙함을 고르는 건 비겁해서가 아니다.
그건 살아남기 위해 배운 ‘현실 감각’이다.
한 번 넘어져 본 사람만이 다음에 어떻게 넘어지지 않을지를 안다.
한 번 속아본 사람만이 사람의 말에 왜 ‘거리두기’가 필요한지 안다.
여기서 꼭 말해주고 싶은 게 있다.
요즘 통계에 따르면, 대한민국 가구당 평균자산은 약 6억 원이다.
아마 젊은이들에겐 실감이 안 날 수 있다.
“우리 집이 부자인가? 아니잖아요.”
하지만 그 6억은 40년간 아파도 참고 출근한 아버지의 허리, 자식 학원비 대려고 고기 대신 김치찌개 끓인 어머니의 마음, 한 번도 외제차를 탐하지 않고, 명품 대신 아이 책을 산 선택들
그 모든 희생의 무게로 쌓인 값이다.
‘평범하게 사는 것’은 절대 평범한 노력이 아니다.
드라마 속 수천억 자산가들을 보며 우리는 종종 현실의 부모를, 현실의 삶을 과소평가한다.
하지만 자식 둘을 대학까지 보내고 집 한 채 마련하고 노후에 기초연금 하나 없이 살아가는 그 평범한 부모들의 삶은 어쩌면 가장 비범한 생존이었다.
그래서 말한다.
그대들의 청춘을 사랑하되,
무방비하게 던지지 말아라.
패기와 열정은 ‘칼’이다.
하지만 세상은 너에게 방패를 먼저 요구한다.
그 방패는 바로 경험, 관찰, 절제, 그리고 타인의 삶에 대한 존중이다.
“도전하라. 그러나 눈을 뜨고 하라.”
“실패하라. 그러나 거기서 반드시 배워라.”
“청춘이니까 무모해도 된다는 말은 반쯤만 믿어라.”
“청춘이니까, 더 현명해질 수 있다는 사실을 믿어라.”
부디 기억하라.
호랑이 굴에 들어가고 싶다면,먼저 호랑이를 알아야 한다.
그리고 그대들의 발밑을 지탱해주는 평범한 부모의 삶을, 절대 가볍게 보지 마라.
그 삶 위에, 지금의 그대들이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