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 상무축구단의 계약 종료가 다가오면서, 시민들 사이에서 시민구단 창단에 대한 뜨거운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매주 피켓을 들고 시민구단 창단을 주장하는 이들의 열정은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하지만 우리는 감정적인 호소 뒤에 숨겨진 냉혹한 현실을 직시해야 합니다. '시민구단'이라는 이름은 아름답지만, 그 운영은 결코 쉽지 않은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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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구단, 열정만으로 유지될 수 없습니다
시민구단은 본질적으로 '돈 싸움'입니다. 선수 영입, 훈련 시설, 운영비 등 막대한 비용이 지속적으로 투입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김천보다 인구가 20배나 많은 대도시, 대구시의 사례를 보면 그 어려움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풍부한 인프라와 잠재적 팬층을 가진 대구FC조차 운영에 어려움을 겪으며 매 시즌 재정적 부담을 토로하고 있습니다. 하물며 김천은 어떨까요? 대구보다 훨씬 적은 인구와 부족한 스폰서십 환경 속에서 시민구단을 창단하는 것은, 시작부터 가시밭길을 걷는 것과 같습니다.
상주시의 선례에서 교훈을 얻어야 합니다
우리는 이미 비슷한 사례를 경험했습니다. 바로 상주시입니다. 상주시도 상무축구단이 떠난 후 시민구단 창단을 추진했지만, 결국 재정적인 문제로 포기해야 했습니다. 이는 단순히 한 지자체의 실패 사례가 아닙니다. 지역 사회의 막대한 예산이 매몰 비용으로 사라지고, 기대에 부풀었던 시민들의 실망감만 남긴 아픈 교훈입니다. 이제 김천은 같은 실수를 반복해서는 안 됩니다.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도 실패할 가능성이 높은 시민구단 창단보다는, 이 시점에서 상무축구단과의 계약을 마무리하고 다음 단계를 고민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입니다.
현명한 선택은 미래를 위한 책임입니다
상무축구단을 가져 온 것은 김충섭 시장의 잘못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그 계약이 끝나는 시점에서, 시민구단 창단 여부는 현 시장이 오롯이 감당해야 할 책임입니다. 이는 단순히 예산을 결정하는 행정적 문제가 아니라, 시장의 정치적 생명과 직결된 중요한 문제입니다. 단기적인 인기 영합을 위해 무리하게 시민구단 창단을 추진한다면, 그 부담은 고스란히 시민들의 세금으로 돌아올 것입니다. 시민들의 열정을 꺾는 것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냉철한 결정을 내리는 것이 진정으로 시민을 위하는 길입니다.
우리는 이제 '축구 도시'라는 감성적인 구호에서 벗어나, 현실적인 논의를 시작해야 합니다. 상무축구단과의 아름다운 동행을 마무리하고, 김천시의 미래를 위한 현명한 선택을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