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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기고

# 농부작가 문홍연의 일상 - 김천편

김천시민일보 기자 입력 2022.06.15 20:02 수정 2022.06.15 20:08

#일상 

직지사 사명대사공원에서....

오늘도 친구들을 만났습니다. 특별히 만나야 할 이유는 없었지만, 굳이 이유를 찾는다면 "그냥"이라는 이유가 있습니다.


자주 들리는 단골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누가 기다리기라도 한다는 듯이 사명대사 공원안에 있는 '카페 밀'로 갔습니다.

오늘따라 비도 내리고 산허리에 

구름까지 걸려서 보기에 좋았습니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이런 풍경을 보며

"멍때리기"에 좋은 장소라고들 하더군요. 

물론 저같은 사람들은 '멍때리고' 앉아 있을 정도의 스트래스는 쌓인 것이 없으니 그냥 "수다삼매경"이 맞을 듯 합니다만...


얼마전 젊은이들의 대화를 엿들은 적이 있었는데 '멍때리는' 방법도 여러가지가 있다는군요. 장작불을 멍하니 바라보는 ‘불멍’, 강이나 바다, 호숫가에 앉아서 가만히 쳐다보는 ‘물멍’, 숲속에서 나무를 바라보는 ‘숲멍’도 있다네요. 

그렇다면 이곳은 '탑멍'이라 부르는 것이 맞을 듯 합니다....


얼마나 바쁘게 살았으면, 스트래스가 얼마나 쌓였으면 저런 행위들이 유행일까 싶어서 안쓰럽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정면에서 바라본 평화의 탑)

(보름달과 조명빨에 빛나는 평화의 탑)


이쯤에서 본색을 드러내겠습니다.


오늘은 제가 괜히 김천 자랑이 하고

싶어서 일부러 들렀습니다. '평화의 탑'은 5층 목탑(높이 41.5m)으로서, 지금은 전설속에 살아있는 신라시대의 황룡사 9층 목탑을 참조해서 만들었다고 합니다. 

또 나라를 위기에서 구하고 백성을 보듬은 사명대사의 호국정신을 담아서 건축한 국내 최대 규모 목탑이라고도 합니다. 

(사명대사는 직지사와 

아주 깊은 연관이 있다고 합니다)

"평화의 탑"은 최근에 지은 목탑이라서 전설같은 것은 전혀 없습니다.


그 대신에 신라시대 석가탑의 전설을 

잠시 빌려와서 김천 "평화의 탑" 건설의 전설인양 이바구를 적어보겠습니다.


"아사달과 아사녀의 이야기"


백제의 석공이었던 *아사달은 왕의 명령으로 *아사녀와 이별을 하고 탑을 만들기 위해 신라의 서라벌로 떠나야 했습니다. 

아사달에 대한 그리움으로 잠을 이룰 수 없던 아사녀는 몇년후 신라로 향했습니다. 

신라에 도착한 아사녀는 아사달이 일하는 불국사를 찾아갔지만 그를 만날 수가 없었습니다.

연못에 탑의 모습이 떠오를 것이라던 스님의 말에 따라 아사녀는 열심히 기도를 했습니다. 그러나 완성된 탑의 모습이 보이지 않자 이에 실망한 아사녀는 연못에 몸을 던졌고, 석탑을 완성한 후 그 사실을 알게 된 아사달은 너무도 슬펐지만 쓸쓸히 백제로 돌아갔다고 합니다. 

(그래서 석가탑을 그림자가 없는

무영탑(無影塔)이라고도 한다지요?)


사명대사공원에 있는 "평화의 탑"은

그림자가 훨씬 더 멋있습니다. 아마도

5층 목탑을 만든 목수의 부인도 이곳에 들러서 틀림없이 그림자를 봤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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