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항댐을 짓겠다고 한 후 하루 아침에 자신들이 평생토록 살았던 터전에서 떠나야 하는 주민들은 부항댐 건립을 반대한다고 시청에 모여 들었다.
그들의 입장에서 본다면 충분히 화가 날만 하다. 그냥 거기서 살았던 것처럼 앞으로도 계속 거기에서 살게 해달라는데 왜 댐을 짓는다며 자기들을 쫒아내려는 것인지...
밖에서 업무를 보고 들어오다 그 광경을 본 김천시장은 어떻게 했을까?
곁에서 수행하던 공무원들이 화난 시민들한테 가는 것은 너무 위험하다는 의견을 내며 만류함에도, 김천시장이 김천시민을 피하면 어떻게 하냐며 그들의 앞으로 가서 당당하게 대화를 청하며 마이크를 요구하였다.
화난 시민들이 시장을 향해 분노를 표출하며 온갖 욕설이 난무하는 가운데에서도 시장은 마이크를 잡고 차근 차근 부항댐이 왜 필요한지 얼마나 필요한 시설인지 말하였다.
그런 시장의 적극적이고 당당한 모습에 결국 그렇게 주민들은 설득되었고 그렇게 부항댐은 건립되어 주기적으로 범람하던 감천의 홍수도 막아주고 물 부족도 해결해주고 김천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도 활용되며 다목적으로 이용되고 있다.
그로부터 약 20년이 흐른 지금, 김천시장이 김천시민을 피하면 어떻게 하냐? 에서 이젠 김천시민을 피하는 존재가 되어버린 김천시장.
대덕댐 해야 한다고 의기양양 가더니 대덕댐 반대하는 시민들의 기세에 억눌려 대덕댐은 포기한지 이미 오래 전이고, 무슨 일만 생기면 시장은 어디 가고 국장이나 과장, 팀장들이 나와서 수습 할려고 한다.
그동안 뭐를 했는지 시청 앞에서 며칠을 기다려도 안 나타나더니, 나중에 상황이 어느 정도 정리되면 밑에 직원들이 알아서 해서 자기는 전혀 몰랐다는 변명을 하든가 아님 자기가 다 알아서 잘 정리했다고 공치사만 하러 다닌다.
대덕댐, S.R.F, 바이오매스, 태양광의 구성, 아포읍의 화난 시민들까지 비를 맞고 농성을 해도 시원하게 시민들 앞에 나서 소신있게 강단있게 시민들을 설득하고 문제를 정리하는 모습은 제대로 못 본 것 같다.
모든 자리에는 권한도 있지만 책임도 따르는 법이다.
과거 노무현 대통령은 비가 오지 않아도 비가 너무 많이 내려도 모두 내 책임 같았다고 하였다.
관리감독자가 밑에서 해서 자신은 몰랐다는 변명은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이며 구차하게 보일 뿐이다. 밑에 직원들이 무슨 짓을 해도 관리 감독의 책임은 시장한테 있다. 그렇게 하라고 김천시 살림 잘 살아 달라고 공무원들 사고 안치고 시민들을 위해 일 열심히 하도록 관리 감독 잘 하라고 월급주고 비서에 관용차에 인사권까지 막대한 권한을 준 것이다.
김천에 비가 오고 안오고의 문제까지 시장의 책임을 묻고 싶진 않다.
적어도 양심이 있다면 이런 혼돈의 김천시를 만든 책임자로써 자신의 일과 관련해 이런 불미스런 일이 생긴 부분에 대해 책임 있는 모습을 보이는 게 자신에게 중책을 맡긴 시민들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