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청에서 갑자기 명절에 관내에 선물 전달에 대한 지시가 내려오자 각 읍면동의 담당들은 난감해졌다.
이미 며칠동안 관에 협조한 분들에게 선물을 돌린다고 직원들이 고생했는데 다시 한바퀴를 돌아야 한다니!
연휴 전에 바쁘게 선물을 돌리다 보면 자신의 고유 업무는 제대로 못하고 실제 근무시간보다 훨씬 늦은 시간까지 돌리는 경우도 많았다.
하위직의 젊은 공무원들의 ‘내가 택배 일 하려고 공무원을 한 것은 아닌데 이런 잡다한 일까지 다 시킨다며 정말 자괴감까지 든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고 한다.
그런데 그것이 다 일까?
각 읍,면,동에 수십 명의 명단을 내려주며 명절 선물은 하라고 해놓고 정작 비용은 언급하지 않은 것이다.
실제 명절에 대형마트에 선물 구입하러 가보면 알겠지만 1인당 2~3만원씩만 잡아도 한 동네에 50명만 잡아도 100만원에서 150만원이란 비용이 필요하다.
그런데 그런 경비에 대해선 일절 언급을 안하고 무조건 선물은 하라고 한다.
여기에서 이 일이 결정적인 증거를 만든 것이다.
위에서는 알아서 경비 만들어 선물을 하라는 뉘앙스인데 어떻게 하겠는가?
결국 업무추진비를 다른 곳에 사용했다고 하고 불법으로 전용하거나 급량비를 허위로 작성해서 비용을 돌려 받거나 비품 구입비를 실제 사용하지 않고 사용했다고 부풀려서 작성하고 비용을 빼거나 하는 방법으로 식당이나 상회에 카드를 승인 받아 놓고는 그만큼을 현금으로 찾아서 명절 선물구입에 필요한 비용을 만든 것이다.
물론 상부의 지시이니 나중에 불법으로 자금 만든 것은 이것 때문에 이렇게 했다라는 자료는 있어야 하기에 읍면동사무소의 컴퓨터에 별도의 비공식 문서를 작성해 잘 보관하고 있었고 광역수사대의 압수수색을 통해 이 사건의 전모가 밝혀지게 된 것이다.
실제 법정에서 정무비서의 심문 과정에서 현재 확실하게 걸린 4개 읍면동 외에 김천시 전역에 다 명단을 내렸다는 진술도 확보하였고, 검사는 그날 심문과정에서 4개 읍면동을 김천시 전역으로 추정하면 선물을 받은 사람이 700명이 넘고 금액도 3~4천 만원이 넘는데 이런 내용을 시장의 용인도 없이 독단적으로 한 것이 말이 되냐는 식의 질문을 하며 시장에게 선물을 보내줘서 고맙다고 전화를 한 사람도 있다는데 이런 사실을 시장이 모른다고 하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지금이라도 사실을 말할 생각이 없냐고 재촉하기도 하였다(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