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언급한 것처럼 공무원들의 갈등은 내부적으로도 상당하였다.

국가를 위해 봉직하는게 공무원인줄 알았는데 막상 들어와 보니 이런 일까지 시키다니 정말 자괴감이 들 정도라는 생각을 가진 사람도 있었고, 명절에 선물을 돌리는 행위에 대해 일반적인 상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무엇 때문에 왜 그러는지 충분히 상황이 판단이 될텐데 개인적인 이익을 위해 공조직을 사조직처럼 활용하는 것을 넘어 비용까지도 불법으로 조달해야 하는 상황이었으니 얼마나 갈등을 했겠는가?

모 고참 공무원의 경우에는 3~4년차의 갓 신입을 땐 공무원에게 이런 일을 시키면서 당장이라도 공직을 때려 치우고 싶은 심정이었다고도 한다. 

누구보다도 법을 준수해야 할 공무원들이 이렇게 버젓이 불순한 의도에 동원되어 조직적으로 불법을 자행하는 것을 자신의 대에서 끝낸 것이 아니라 후배들에게 다시 대물림을 하는 것 같아 많이 부끄럽기도 하고 이것은 정말 아닌데 우리 조직의 민낮과 모순을 후배들에게 그대로 보여주고 또 그런 행위를 하라고 후배들에게 강요하는 것 같아서 너무 가슴이 아팠다고 한다. 

당연히 우리지역에도 위에서 시키니 어쩔 수 없었다는 핑계로 부당한 지시를 이행한 공무원들도 있었지만 이런 부당한 지시를 따를 수 없다며 과감하게 자기들은 못하겠다고 한 읍.면.동장급 공무원도 있었다.

물론 얼마 지나지 않아 그에 대한 보복성 인사인지는 모르겠지만 한직으로 발령이 났다고 한다.

아무튼 불법과는 타협하지 않고 부당한 지시는 따르지 않겠다는 공무원들도 우리 지역에 있다는 것이 너무 다행이지만 그에 따른 불이익을 받았다는 생각이 들자 더 이상 모른 척하며 방치하고 지역이 이렇게 썩어 들어가는 것을 두고 볼 수는 없었고, 더 이상 이런 부조리가 성행하지 않도록, 이런 부당한 지시가 대물림되며 이어지지 않고 근절 될 수 있도록 무엇인가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던 모양이다.

그래서 이런 일이 더 이상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그리고 앞으로 김천시가 좀 더 투명하고 시민들에게 신뢰 받을 수 있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런 내용을 알린 소신있는 행동을 한 공무원들이 몇 분 계신다.

광역수사대에서 불법선거운동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가 시작되면서 이 분들의 사연을 듣고는 형사들이 이들을 찾아갔고 이들에게 부조리한 내용들을 바른대로 진술해 줄 수 있는지 물어봤다고 한다. 형사들에게는 수사의 시작을 위해 명확한 정황이나 증거가 무엇보다 필요했기에 그들의 진술이 무엇보다 중요했으리라 생각된다.

5급에서 6급 정도의 공무원들 3~4명으로 내부의 비리를 밝히기가 쉽지 않은 선택이었을텐데 그들은 아는 한 바른대로 말해 주었고 혹시라도 신분상 불이익을 당할까봐 형사들은 익명으로 진술 할 것을 권했지만 본인은 당당하다며 익명을 거부하고 실명으로 수사에 협조를 해주었다고 한다. 

피의자 신분으로 법정에 서서 상부에서 시켜서 어쩔 수 없었다는 핑계를 대며 선처를 요구하는 다수의 공무원들을 보며 저건 분명히 불법이라는 것을 알텐데 위에서 시키니 무조건 어쩔 수 없었다는 것이 얼마나 구차한 변명인지 공직자라는 작자들이 소신은 어디에 팔아먹고 저렇게 밖에 못했는지 정말 부끄러웠는데, 나중에 소신있는 몇 몇 공무원들이 모든 진실을 진술하였다는 내용을 듣고는 우리 지역에도 이런 양심적이고 모범적인 공무원들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래도 우리 김천시에 저런 분들이 계셔서 희망은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