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선거법 공판에서 명절 떡값을 받은 언론인에 이어 경찰들의 명단까지 포함이 되어 논란이 일고 있다고 한다.
마치 영화 ‘아수라’에서 온갖 악행을 일삼는 안남시장이 일선의 경찰들을 매수해 자신의 범죄행위는 교묘하게 감추고, 정적들이나 골치 아픈 일들을 해소하는 것에 경찰을 이용하는 모습이 연상되는 대목이다.
물론 사람들이 알면 시끄러워 질 일이지만 이런 일을 해야 할 언론인들조차 매수가 되어버린 마당에...
이런 환경에서 권력에게 억울한 일을 당하게 된다면, 자신의 억울함을 알리려고 해도 알릴 수 없고, 법에 호소해도 모두 묵살된다면, 억울한 약자들은 권력과 그 유착세력의 횡포에 오히려 또 다시 가해를 당하며 힘없는 자신을 탓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경찰을 우리는 흔히 민중의 지팡이라고 한다.
민중들이 힘들 때 기댈 수 있는 지팡이였으면 좋겠는데 권력에게 매수당해 권력을 위해 민중을 두들겨 패는 지팡이가 아닌지 참 모호할 때가 있다.
그 사례로 최근 모 팀장의 선거법(잡지 관련)사건과 관련해서도 처음엔 경찰에서는 무혐의로 그 사건을 종결하려고 했지만 고발한 시민이 어떻게 이런 사건을 무혐의로 종결할 수가 있냐며 검찰에 진정서를 넣어 다시 재수사를 하게 되었고 결국 법의 심판대에 세울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필자도 한때 경찰의 수사권 독립을 응원했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이런 일들이 자꾸 일어날수록 아직까지 경찰에게 수사권을 주는 것은 위험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게 된다.
물론 대다수의 경찰들은 사회의 정의를 위해 묵묵하게 일을 하지만 조직이 방대하다 보니 몇몇 경찰들이 자신의 이득을 위해 권력에게 빌붙어 조직을 욕보이게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 것까지 제대로 통제 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드는게 사실이고 작금의 상황들은 그런 의구심에 더욱 더 확신을 주는 것 같다.
특정인의 권력 연장을 위해 시민의 혈세는 불법으로 사용되었고, 그 과정에서 수많은 간부급 공직자들이 동참을 하였고 이를 투명하게 감시해야 할 언론들과 진실을 파헤쳐야 할 경찰들은 모두 매수가 되었다면...
‘아수라’라는 영화에서 본 그 어처구니가 없는 안남시가 사실 여기였구나라는 생각에 시민의 한 사람으로써 정말 부끄럽고 참담하기까지 하다.